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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음악

[음악리뷰] 블랙홀 9집 - EVOLUTION, 2019년 대한민국 록음악을 정의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 속에는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인이 있기 마련이다. 작은 중학생이 청계천에서 얻었던 테이프를 통해서 알게 된 록음악은 신비한 세상을 알게 해 주었다. 이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 한국 록음악의 역사인 블랙홀을 동경하게 되었다. 이제 그 추억의 시간을 찬찬히 생각해 보면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의 한탄) 이제 난 사용했던 휴대폰의 기종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이 포스트에서 나열하는 작은 텍스트는 블랙홀 30주년을 기억하고, 9집 정규앨범에 대한 기록이다.  

블랙홀 리더, 기타, 보컬 주상균

정규앨범 9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수적천석(水滴穿石)또는 점적천석(點滴穿石)의 단어가 연상되는 블랙홀 30년에 걸맞는 내공이 깃든 작품이다. 마치 '처마의 빗방울이 돌을 뚫는 것'과 같은 외유내강의 내공의 결실이 앨범으로 만들어졌다. 블랙홀은 이번 9집 앨범 "EVOLUTION"의 음악을 통해 고난도의 연주와 변화무쌍한 코드 전환을 통해 쉽지 않은 관록을 자랑한다.

 

14년 만에 발매된 정규 9집 앨범 EVOLUTION은 현재의 블랙홀과 미래의 블랙홀을 연결한다.

이번 앨범 음악 지향성은 의외로 쉽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간결하며, 오래도록 기억되고, 연상되는 멜로디를 선보이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  밴드 블랙홀이 현사회나 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은 이 사회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 들은 이 사회에 대한 어두움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는데 노력한다.

 

또한 하나의 물줄기처럼 보여지는 앨범 전체의 그림은 캔버스에 그려진 선명한 현대사회의 비판적 주제 의식이 충만하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누구나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역시 '블랙홀'이다라고 단정하고 있다.

 

We are the BlackHole

블랙홀이 9집 정규앨범에서 제시한 그 거대한 테마는 첨예하게 발달하고, 여전히 진행 중인 현대 산업사회의 네트워크와 사이보그 문명 속에 소외되는 인간 군상의 외로움을 담아냈다. 쉽게 키워드로 설명하자면 밀레니엄 시대와 세대에 대한 메시지이자 현재(NOW)가 겪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이채롭게 변주한다. 

 

 

블랙홀의 가장 강력한 메틀리즘(Metalizm)은 아름다운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수많은 록, 메탈밴드들이 존재하지만 강력한 헤비메탈의 사운드를 연주한다. 하지만 수많은 밴드가 다양한 음악적 색감을 표현하거나 사회적인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에는 서툴거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언제나 당당하고 멋진 밴드로 기억될 블랙홀. 이번 9집 앨범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금을 표현하고 있고, 왜 관록의 블랙홀이 30년 동안 변함없는 음악과 사회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주저함이 없는지 이번 앨범을 통해 증명해 냈다.   

블랙홀 베이시스트 정병희

 

다음은 앨범 전체에 대한 짧은 감상평이다. 개인적인 평가인 점을 충분히 고려하길 바란다. 

 

블랙홀 9집 앨범 - EVOLUTION

수록곡에 대한 단상

 

01. AI - 꿈, 미래에 대한 내용의 가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그려낸다. 전자음과 메탈음악이 어우러짐에 어색함이 없으며, 기타 솔로의 음이 헤드폰 좌우를 움직이며, 웅장한 드럼 소리와 블랙홀 특유의 기타 테크닉으로 포문을 여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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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LOG IN - 새로운 블랙홀을 맞이하는 곡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블랙홀의 연주와 분위기의 곡이며, 듣자마자 블랙홀의 음악이라고 느껴지는 연주를 들려준다. 색은 살리고,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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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DIMENSION - 잊혀진 기억과 꿈을 찾아가는 자화상이 연상된다. 기타 리프가 계속 기억되는 음악이다. 3번의 기타 솔로 연주, 베이스 연주력은 탁월하다. 인상적이고, 반복되는 프레이즈로 느껴지지만 지루하지 않은 전개가 인상적인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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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ITEM - 슈퍼 히어로. 현 시대의 마블 히어로, DC 히어로와 같은 상상 속의 히어로 주제곡 같은 가사가 재밌는 곡이다. 영화 주제곡으로 어울릴만한 신나는 리듬과 박자, 헤비메탈 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승환의 SUPER HERO와는 차이가 있지만 가사 내용은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블랙홀 기타리스트 이원재

05. LOVEBOT - 묵직한 베이스의 음과 쉴새 없는 기타 연주로 메탈 음악의 정수를 선보인다. 간결한 기타 리프, 묵직한 베이스와 기타의 연주를 직접 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의 곡이다. 기타 솔로 연주 역시 공연에서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일부 구간에서는 기타 음향의 비중이 좀 작고,  베이스 연주에 기타 연주가 묻힌 느낌이 든다.

(CD를 컴퓨터에서 재생/ MEDIA PLAYER로 감상, 이퀄라이저는 메탈+사용자 지정)

 

 

06. M.FOLLOWER -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락앤롤 음악이다. 80년대 유행했던 메탈음악을 추억하는 연주랄까? 추억하기 좋은 연주가 추억을 돋게 만든다. 음악 전반적으로는 펑키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SNS 세상에 관한 내용의 곡이며, 키보드 연주의 멜로디, 하루를 마감하는 친구는 스마트폰이자 SNS의 FOLLOW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현대인의 아픔?을 노래했다.   

 

 

07. RAIN - 빗속에서 들으면 참 좋을 곡이다. 제일 블랙홀 답지 않은 곡이라고 보여지는 전반부를 지나면, 관록의 록커가 들려주는 세상 아름다운 이펙트 섞인 연주와 보컬 주상균님의 애절한 목소리에 빠져드는 곡이다. 

빗속에 날 던진다. 빗속에 날 찾는다.  

 

 

08. UR FIRE'D - 군대, 제국, 역사, 숨결이 느껴지는 가사에 대한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인 곡이라 개인적으로 가사의 의미를 묻고 싶은 곡이다. 이번 앨범 중 가장 블랙홀의 검은색이 묻어나는 곡인데, 아침이슬의 붉게 떠오른다라는 가사가 불순했던 것처럼 정파적,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금지곡이 될지도 모를 곡이다. 가장 메틀리즘(MEATLIZM)이 강한 곡이다. 

 

 

09. UTOPIA - 유토피아. 이상향을 향한 현실에서의 바램을 나타내는 곡으로 자유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블랙홀의 음악성을 나타내는 9집 음악을 꼽는다면 단연 이 곡이다. 

 

 

10. HOME - 가족, 우리가 쉴 수 있는 곳. 바로 집에 관한 듣기 편안한 곡이다. 물론 보컬의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른다면 쉬운 곡은 아니다. 공연 시에 마지막곡, 앙코르 곡으로 딱 맞는 곡이다. 이 곡은 연주곡이나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한 번 들어보고 싶은 곡이다. 

 

블랙홀 드럼 이관욱

 

앨범에 대한 아쉬움들

 

30년 관록의 밴드 블랙홀의 앨범의 음악들을 들으며, 우여곡절이 많았으리란 짐작을 해본다. 좀 더 다양한 구성이나 효과, 실험적인 부분을 기대했다. 국내 록음악의 긴 침체기를 감안한다면 충분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블랙홀이 이 정도라면 다른 언더씬, 인디씬을 지키고 있는 음악인들은 어떻겠는가? 좀 더 많은 투자와 관심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코러스와 콜라보, 한국전통악기 등의 협연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우선 블랙홀이 공언한 10집 앨범까지 2장의 앨범 중 한 장의 녹음을 마쳤다. 리더이자 보컬리스트인 주상균님은 여러 번 언급했지만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앨범 전체적으로는 감점을 주기 어려운 음악이다. 대한민국 락, 메탈 씬의 최정상에서 연주하고 노래했던 블랙홀 밴드가 앨범을 통해 팬과 음악적 소통을 이루는 장면은 감동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블랙홀은 누가 뭐라고 해도 메탈밴드다. 

 

어린 시절 즐겨 들었던 독일의 메탈 밴드들처럼 스피디한 연주와 사회와 역사, 아픔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음악인이다. 대형 아이돌 기획사가 상장해서 기세 등등한 자본력으로 유튜브와 SNS를 집어삼켰지만 오로지 음악인으로 30년의 길을 걸어왔다. 

 

 

그들은 지금까지 응원 한 것처럼 끝까지 지켜주고 손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ROCK WILL NEVER DIE!!

 

9집 앨범 바로 보기 : http://www.yes24.com/Product/Goods/78886724?scode=032&OzSrank=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