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여행기 #0.5 - 아내는 항상 옳다.

2019.02.25 09:36사진[Photo]/해외여행

일본은 정말 가까운 나라이면서 먼 나라 느낌이 드는 나라다. 생선회 음식을 즐기지 않는 나는 일본에 스시나 사시미를 먹으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왜? 굳이 일본이냐고 묻곤 했다. 그런 내가 일본이 좋다고 2015년부터 1년에 1~2번은 일본으로 여행을 오고 있다. 신기하고, 재밌는 여행철학이 생겼다고 봐야지. 


한국 해외여행객의 50%가 일본으로 여행을 온다. 그만큼 일본은 가깝고도 친근한 나라다. 일본 역시 이런 한국 여행객을 우대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제 유명한 관광지와 음식점에는 한국어 안내와 메뉴가 넘쳐난다.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보기엔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일본으로 많은 여행을 한다는 것은 데이터로 증명되었다고 봐야지 싶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스타벅스 앞에서 



아내와의 일본 여행은 이번이 3번째다. 2007년 신혼여행, 2017년 도쿄 디즈니랜드 여행, 2019년 오사카 여행, 이번 여행은 계획을 세운 시기가 좀 빨랐다. 작년 가을에 2019년 달력을 보면서 계획을 세웠으니 우리 입장에서 보면 무지 빠른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숙소는 3곳, 항공은 스카이 스캐너, 교통과 관광, 여행지를 계획하면서 숙소, 항공은 아내가, 교통, 식사는 내가 계획하기로 했다.(물론 딸아이가 좋아하는 스시, 사시미를 주로...먹자는 의견이 나온 상황이다)


출발 이틀전(D-DAY -2)항공권이 아직 예약이 안되어 있어서 불안했다. 나는 뭔가 일을 진행할때 계획을 우선 세워두고, 진행이 잘 안되는 경우 특유의 임기응변과 상황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으로 인생을 살아왔다. 그래서 뭔가 예약, 계획이 세워져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아내는 KTX예약 같은 경우도 당일 새벽이나 전날에 예약을 하곤 하는데 이번 오사카 여행의 항공권 예약도 이틀이 채 남지 않았음에도 예약이 안되어 있었다. 


항공권 예약을 해 본 사람은 알지만 이 항공권은 예약일이 뒤로 밀릴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물론 중간에 땡처리 티켓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건 VIP나 항공예약사이트를 24시간 검색하고 있지 않는 이상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시간이 지나고 출발 -12시간이 지났을 무렵 예약을 완료했다는 대한항공의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헉. 비싼 티켓으로 그냥 예약했구나 해서 마음이 좀 불편했다. 미리 좀 예약하지...? 라는 생각에 아내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가격이라도 물어보려고 했다. 예상대로 아내는 티켓 가격을 말하지 않았다. 다만 싸게 했다는 이야기만 했다. 


어차피 여행경비는 우리 생활비에서 충당되고, 소비되는 것이기에 내 잘못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예약금액이 비싸더라도 재밌는 여행을 다니자 하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내가 내민 대한항공 티켓 가격은 예상보다 낮은 금액이었다. 기분도 좋고, 마음의 불편함도 날아갔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대한항공 출국심사와 티켓확인을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모바일 티켓(카톡으로 보내온 그 티켓)이 오류라고 했다. 대한항공 직원 2명과 우리 가족 3명은 난감했다. 거의 모든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했고, 우리 가족과 몇 명의 승객만 대기하는 상태였다. 


사실 화물수속을 하는데도 내 티켓이 문제가 있어서 아내의 티켓으로 화물수속을 마친터라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하고 생각했는데 일이 터진 것이다. 항공사 직원은 자신의 무전기로 약 30초간 무전기로 통화를 했다. 그리고, 좌석을 안내하면서 임의로 우리 가족 3명의 좌석을 변경했다고 고지했다. 첫 오사카 여행인데? 항공편도 어렵게 구해서 예약을 했는데 항공사가 임의로 좌석을 변경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냥 주는대로 받고, 변경한 내역대로 좌석을 지정 받았다.



좌석 티켓이 변경된 것에 대한 항변을 할 수 없었던 나는 괜히 아내에게 항공사에 대한 뒷얘기를 했다. 


나 : 아니 뭐 이런경우가 있어? 자기들 맘대로 좌석을 변경하다니? 

아내 : 그러게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나 : 에휴, 여행 일정 첫 날에 이게 뭐람...

아내 : ......



뭐 이런 대화가 오갔다. 그리고, 뜻밖에 상황이 일어났다. 여권과 항공티켓을 비행기 내에 있는 직원에게 보여주었더니 항공사 직원은 우리를 비지니스 좌석으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비지니스석 근처에 일반좌석이 따로 있나? 우리 가족은 반신반의 했다. 하지만 반신반의 했던 우리의 생각은 확신이 들었다. 


일반석에서 비지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오! 이거 괜찮다. 늦게 예약한 것 말고 따로 뭔가 한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지니스석 좌석에서 짧은 비행시간이긴 했지만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덕분에 신난 딸 아이는 오므라이스 등, 기내식을 제대로 체험했고, 좌석의 편의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누렸다. 비지니스석만 해도 좌석 자체의 쾌적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말 좋구나?하고 느낀 건 이코노미석의 좁디 좁은 좌석보다 기내식을 먹을 때, 신문을 볼 때 활동성 있는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아내는 항상 옳다. 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었다. 이제는 더이상의 조급함이나 불편한 생각은 하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내가 역할을 맡은 여행계획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애최초 비지니석 체험은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항공사의 임의 좌석 변경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남편이여! 아내는 항상 옳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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