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고, 덤으로 장마도 시작. 개교기념일을 맞이한 초등학교 2학년을 모시고, 과학관에 다녀올 계획을 세웠다. 동선과 날씨를 고려해서 혜화동에 소재한 국립어린이과학관으로 낙점.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서 다양한 과학프로그램과 전시, 체험이 한자리에 있음을 확인했다. 온라인 사전예약(사전예약 70%, 현장판매 30%)을 하는 것이 중요하니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체크해야 한다.또한 국립어린이과학관임에도 불구하고 주차가 불가능 한 것은 아쉬움이 크다. 서울시 등록 자동차 수가 180만대를 넘어섰다. 그만큼 대중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료주차장(옆 창경궁 주차장)을 이용하는게 아쉬운 부분이다.
출처 : 국립어린이과학관 홈페이지 / http://www.csc.go.kr
장마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비가 세차게 내렸다. 국립어린이과학관을 방문했던 것이 초등, 중학교 시절이니...벌써 30년 정도 된 것 같다. 1980년대에 방문하고, 다시 방문하는것 자체가 흥미가 느껴지기도 했고, 딸 아이도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했다.
관람순서는 1층 안내데스크에서 티켓팅 > 천체투영관 > 행동 > 감각 > 2층 시작 > 상상놀이터 > 탐구 > 관찰 > VR체험 > 제작공방(도예수업) > 4D영상관 > 3층(옥상) 순서로 진행했다.
빨간색 글씨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던 곳이었고, 일본 출장 시 방문했던 일본과학관과 비교해도 시설, 내용적인 면에서 크게 아쉬운 점이 없었다.
6월 26일의 초등생들이 약 40%, 유아 60%정도 관람객의 비율이었는데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다. 초등학생은 나름 체험과 과학에 대한 체험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유아들이 통제가 안되는 점과 정확한 체험 방법을 알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체험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유아, 초등학생의 과학체험으로 반나절 정도 체험하기 적당한 곳이다. 초등학생이상 친구들이 함께 놀러가도 좋을 것 같다.
출처 : 국립어린이과학관 홈페이지 / http://www.csc.go.kr
국립어린이과학관의 아쉬운점
과학관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도쿄의 국립과학관과 박물관을 다녀오면서 부러웠던 점은 일본의 시설이나 장비의 훌륭함이 아니었다. 낡은 것은 보존하고,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그들만의 과학, 과학자에 대한 예우와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였다.
1. 과학 역사는 어디에?
- 국립어린이과학관에서 우리나라 과학자와 역사에 대한 설명을 찾기가 어려웠다. 민족의 과학자 장영실의 동상은 과학관 입구가 아닌 옥상정원에서 장맛비를 맞으며, 서있는게 전부였다. 우리나라의 과학에 대한 대우랄까? 인식자체가 이런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자.
2. 감각, 상상, 창작 놀이터
- 3가지 테마의 놀이터 의도는 훌륭했다. 감각 놀이터의 경우 행동, 유아, 감각 등 3가지로 나뉘는데, 초등학생 2학년이 흥미를 느끼는 테마는 2개였다. 온통 유아들의 무질서한 놀이터였다. 과학 체엄이 아니라 한마디로 놀이터. 이 부분은 2층에서도 3층에서도 마찬가지다. 과학의 체험과 놀이는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유아들은 특히 발달에 좋은 여러가지 프로그램과 기구들이 있겠지만 초등, 중학생이 같이 경험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한마디로 테마를 나누긴 했지만 적절하지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경우다.
3. 과학관 직원인가요????
-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노인 분이 과학 체험관에 상주하고 있었다. 무슨 질문을 드릴까 하다가 그만뒀다. 제대로 아실까? 과연 어떤 일을 봉사하고 있는 것일까? 직원들은 어디에? 사방을 둘러봤다. 일본 과학관은 약 2~3개의 체험 부스에 1명 정도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말끔한 차림, 친절한 말씨와 행동을 보면 이건 어떻게 체험하고, 볼 수 있는지 질문이 이어졌다. 서로 어색한 영어로 이렇게 저렇게 말을 이어나가도 무슨 원리인지 파악이 가능했다.
한국은 달랐다. 국립어린이과학관 직원이라고 보기엔 형편없었다.
직원들은 안내데스크에 모여서 잡담을 하고, 인터넷쇼핑몰 사이트를 검색하기 바쁘셨다. 남양주 어린이 비전센터라는 곳이 있다. 주로 유아, 어린이들의 체험, 놀이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남양주 진접소재) 이 곳의 직원들은 주로 결혼한 주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친절함이 남다르다. 국립어린이과학관이 변화하려면 직원들의 정신교육과 진심어린 직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나태하고, 친절하지 않다. 오늘 내가 느낀 과학관 직원들의 모습은 그랬다.
4. 리모델링?
- 과학관의 리모델링은 기대가 크다. 지붕을 열면 로보트 태권V 정도 나와주는 그런 상상을 하거나, 시설 전체적으로 과학을 느끼고, 체험하는 시설이 피부로 와닿아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산문제... 중요한 부분이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는가? 전문가가 제대로 투입 되었는가? 리모델링 진행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없는가? 국립과학관으로 명성과 디테일이 느껴지는가? 이런 부분을 고민하지 않고, 리모델링이 된 것 같다.
콘크리트벽에 하얀색 페인트만 바르면 리모델링이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전혀 과학관 모습으로 보기 어려운 여러가지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5. 시설관리는 0점
- 박물관, 과학관, 체험시설에서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면? 우리는 다시 그 시설에 방문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버튼을 누르면 반응하고, 소리가 들리고, 영상이 보여지고, 느껴져야 한다. 부모들은 특히 이런 부분에 민감하다. 내 아이가 경험하고 체험하는데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가성비를 따질 것이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이 돈을 주고, 여기에 왔지? 그리고, 항의 할 것이다.
- 단적인 예로 확대경으로 곤충의 날개, 다리 등을 보는 체험장비가 있었다. 메뉴얼에는 확대조절링을 돌려서 초점을 맞추라고 되어 있지만, 그 기기에는 조절하지 못하게 단단한 절연(검은)테이프로 링을 돌려서 고정시켜뒀다. 플라스틱 확대경과 곤충을 보호하고 있는 플라스틱이 마찰을 일으켜서 표면은 기스가 많이 나있고, 안개가 낀 것처럼 허옇게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직원이 있으려나? 역시나 없다. 부모는 포기하고 조용히 체험관을 나왔다.
- 비단 위 사례만 나쁜 케이스로 언급한게 아니다. 시설 운영과 관리 감독의 문제점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기관 관계자들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 카페와 기념품가게는 너무 비쌌다. 아이들이 마실 수 있는 작은 음료를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어른들 사이즈의 커피와 음료를 판매하는데 4-5천원씩 내고 마셔야 했다. 일본과학관, 디즈니랜드, TV방송국, 서점 등 일본이 관광객과 캐릭터 등으로 얻는 수익이 많은데는 각고의 노력과 동선의 아기자기함이 늘 존재했다. 체험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사주겠다는 아빠를 믿는 딸은 기념품가게에서 정작 자신이 원하는 과학관 기념품을 사지 않고, 원석 기념품(7천원)을 하나 사고 말았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과학 원리를 이해하거나 체험의 기억을 간직 할 수 있는 제품은 없고, 공룡인형, 모형, 건축물 등과 조잡한 기념품들이 많아서 한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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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어린이과학관의 수준이 과연 맞나? 싶을 정도였다. 사실 더 아쉽고, 부족한 부분은 재방문하면 찾아낼 수 있겠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다시 국립어린이과학관을 방문할까? 싶다. 물론 부족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영상관들의 콘텐츠나 시설은 좋았지만 영상관 내부나 시설에도 문제점은 보였다(언급하지 않았을뿐)
국립어린이과학관 정말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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