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아연 양이 언제부터인지 병아리 이야기를 했다. 


따님은 며칠을 나와 아내를 설득했다. "음.. 그러니까 병아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며칠 후 병아리 부화기가 식탁 한 켠을 차지했다. 이미 고양이 [애기]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도... 

서열상 병아리 부화기는 다시 내 커피포트를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했다. 

요새 커피를 내려 먹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아무튼 집안을 점령한 계란 세 알들은 37도 온도를 20일 동안 24시간 맞으며 세포분열을 시작한 듯하다.


정확하게 21일 동안 부화기에서 기다림을 맞이한 이 녀석들 중 한 마리만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하루 먼저 태어난 노랑이는 전구의 열로 자신의 털을 말리고 삐약삐약! 소리를 낸다. 


놀랍고 신기하다.

기특하고 애잔하다. 


이 녀석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부화기라는 게 온도 조절도 신기했지만 적당한 열을 주어 부화를 돕는다. 

부화하기 위해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달걀을 이리저리 굴려준다. 


포근한 엄마품처럼 달걀을 병아리로 변신시켰다.



부화 일주일 전부터 중력이 없는 우주공간처럼 병아리의 모습이 보였다. 


사실 좀 두려웠다. 


"정말 병아리가 태어날 수 있을까?"



엄마 닭이 없는데 기계의 온도만으로 병아리가 태어나는 것. 

생명이 탄생하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혼자 힘으로, 부리로 계란 껍데기를 깨고 나온다.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세상과 인사를 한다. 


작은 목소리로 삐약삐약 하는 소리가 들릴 때의 희열은 부화를 해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작은 몸짓에 가족 모두가 흥분했다. 

이거 실화다.

 진짜 태어났다. 


힘들어 보였던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혼자 힘으로 작은 발로 일어섰다. 


태어나고 난 후 2일 정도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3개의 계란에서 2개는 실패하고, 1개는 성공했다. 

생각보다 힘이 좋다. 아직 걸어 다니거나 하진 않지만 잠시 일어섰다가 앉았다가를 반복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몸을 움직인다. 



8살, 초등학교 1학년 딸이 감동한 느낌이 역력하다. 이 작은 친구를 지켜주기 위해서 오늘은 그 옆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손수 지어준 이름, 작은 친구를 위한 헌신이 인상적이다. 당분간 이 녀석 인기가 어느 정도 유지되겠지...?


아무튼 걱정이다. 건강하게 자라도록 이것저것 챙겨줘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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