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풍경

특별한 사진을 찍는곳, 문래동 철공소와 예술창작촌 http://ipad.pe.kr/2061 포스트를 올린지 한참이 지났다. 지난 여운이 오래 남는곳은 좋은 사진을 만나기 쉽다. 마음을 담아서 그대로 셔터를 누르면 그뿐이다. 내 마음이 다하는 그런 사진이 정말 좋은 사진이다. 


일하시는 분들의 모습은 특별했다. 주말... 토요일이었지만 어김없이 기계가 돌아가고, 바쁜 손놀림이 이어진다. 간혹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의 거부감을 노출할때면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그들의 일상이 내겐 특별함이겠지만 불편을 주고, 좋은 사진을 얻는게 나 자신뿐만 아니라 사진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양산 할 수 있기에 그렇다. 


문래동 어느 골목에서.



기계가 운행되기 전 철공소 안에서는 작지만 강한 조명들이 켜진다. 세월이 지나도 오래된 기계들은 각자 제 몫을 한다. 우리 역시 그렇지 않은가? 낡았지만 흠이 작은 물건들이 만들어지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기억될 제품들이 생산된다.  






버려진 녀석들은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 


복잡한 구조도 아니고, 깍여지고, 버려진 모습이 이 시대의 소모품처럼 느껴지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 한참을 바라본다. 





사진은 정말 오묘하다. 사진가의 시선과 바라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서 다른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같은 풍경과 같은 피사체라도 사진가에 따라서 다른 사진을 맛볼 수 있다. 



생선 한 마리가 가게앞에 걸려있다. 백지장이란 문화공간의 입구. 

검색해서 찾아보지 않았다면 생선구이 식당으로 알수도 있을만한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복합문화 공간 : http://blankpapers.org





철공소라고 해도 다같은 제품을 제조하는 것은 아니다. 수 십년간을 이어온 장인들이 만들어내는 철물들이 가지각색이다. 




정확하게 맞춰진 정리된 물건들은 아니었지만 그 속이 궁금해서 렌즈를 통해 들여다 본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철공소에 걸려있는 철물 걸이와 그림자가 인상적이다. 누군가 버렸던 쓰레기에 대한 경고가 불만스럽게 적혀있다. 어두운 그림자가 비춰진 모습 수없이 들었다 놨다 했던 작업의 흔적이 이채롭다.




절단, 절곡이 가능한 철공소 앞에 자라고 있는 식물은 가게의 터줏대감이다. 약한 식물과 절단, 절곡의 단어가 주는 생경함은 이 철공소 마을이 풋풋하고, 서민적임을 확인 할 수 있는 공간임을 단편적으로 나타낸다. 




사진가 H와의 첫 출사. 그가 보는 시선과 내가 보는 시선은 달랐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다른 사진을 담아내는 동안 즐거웠다. 또한, 사진에 접근하고 이미지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전혀 부담이 없어 좋았다.




누군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식물들이 자연스럽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이 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결국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새벽부터 이어왔던 촬영시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물건들이 나름의 정리상태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문래동은 여느 동네의 철공소와 다른점을 느끼진 못했다. 직접 생산을 하는 곳과 생산하는 것을 바로 판매하는 직거래가 이루어 지는 곳이었다. 가격표가 없으니 흥정하기 나름인지도?




어릴적 많이 보던 그림이 눈에 띄었다. 소변금지와 가위. 익숙하다. 

고기를 가위로 잘라먹는 한국 식문화와 소변하는 사람(남자)의 성기를 자른다는 그림.


무서워서 소변 실례를 하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문래동 촬영의 마지막에 햇살이 내렸다. 새벽부터 이어온 촬영의 끝에 로봇이 물건을 만드는 것처럼 작업하는 모습으로 제작되어 있다. 로봇의 부품들이 사용하고 남은 철들을 모아서 제작해서인지 인위적인 느낌이 물씬났지만 정겨움도 찾을 수 있었다. 





누군가 청소를 했나? 바닥에 물이 뿌려져 있었고, 셔터의 반영된 모습이 바닥을 비췄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는 모습과 정면을 응시한 모습이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았다. 





녹슨 철 제품이 나름 균형을 잡고 쌓여 있었다. 촬영하면서 내 모습을 담아낼때 즐겁다.

촬영을 마치고 뜨끈한 국물에 김치를 넣고 밥 한술 하고 싶어졌다. 





골목을 나오면서 햇살이 더 강해졌다. 그냥 지나치려고 했지만 벽의 상반된 색과 그림자가 독특해 보여서 멈춰섰다. 다른 건물 두채가 나란히 놓여있어서 분위기가 남달랐다. 




세로로, 가로로 찍어본다. 툭 튀어나온 못 두개가 긴 그림자를 뽐냈다. 




작은 못이 키가 커질리 없지만 그림자가 더 커지진 않을까? 재밌는 상상을 하며 촬영을 마쳤다. 

회색 도시에 놓여진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상상하며 사진을 찍었다. 세월이 녹아든 문래동의 촬영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문래동 출사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쉬지 않고 사진을 담았다. 그도 그럴것이 아침이 되면서 문을 여는 가게와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같이 촬영했던 사진가H는 사람이 많음을 극도로 싫어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찍었던 기분 좋은 출사 덕분에 사진에 대한 애정이 한층 더해졌다. 


서울에 숨겨진 명소 문래동으로 초대한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