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 "누룽지"가 태어난 지 7일째. 평일 8~9시간은 혼자 지낸다. 


상당한 외로움이 있을터... 


아주 고맙게도 잘 자라고 있다. 병아리 일기를 자주 쓰지 못하지만 대견함에 기분이 좋다. 

대견한 녀석이 이제는 우리 가족을 알아보는 것 같다. 

호기심 천국인 녀석은 작은 부리로 이것저것 건드려도 보고, 톡톡 두드리기도 한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난 존재가 사람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잘 따른다. 역시나 모르는 게 용감하다고...

 자기 덩치의 몇 배나 되는 냥이를 보고도 도망가지는 않는다. 

누룽지 이 녀석은 푸닥거리를 하는 것처럼 요란스럽게 지저귄다. 


나름 고양이를 상대하는 방법이랄까? 



날아라 병아리, 부화 D+7일째, 여신의 뒤태를 보다.




오늘 퇴근 후 만난 누룽지는 어제와 오늘이 다른.. 그 어떤 몸집에 대해 더 큰 모습이다. 

녀석의 양 옆의 날개깃털과 꽁지 털이 좀 더 커졌다. 


또 다른 성장 핵심은 우리집이 만만한 것처럼 생각했는지?

 자기 키보다 높은 곳을 오르거나 내려오는 경우 날갯짓을 한다. 



마치 더 자라면 자기 자신이 훨훨 날 수 있다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


아무리 노력해도 날지 못할 텐데...

날아오르는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으면 어떤 기분일까?


마음의 상처가 클 것 같다.


 


누룽지와 함께 지내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어보면...


사진 찍는 게 쉽지 않다. 

이름을 부르고, 난리를 치면 한 번 봐주는 게 감사한 정도...^^(도도한 녀석)





화려한 뒤태... 여신 급이다. 저 조그만 엉덩이와 날개를 보면...

앙 깨물어 주고 싶다.(먹겠다는 의미는 아님 ^^; )


귀여워서 손가락으로 엉덩이나 날개 깃털을 쓰다듬으면...

막 뭐라고 조잘조잘, 짹짹, 삐약삐약...전문용어가 등장한다...^^;





조류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한참 잘 먹고 나서 밥그릇 위에 올라가서 균형 놀이를 즐긴다. 

가끔 느끼는 점은 새의 균형감각을 지탱해 주는 저 발톱...

매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생각보다 넉넉한 양의 먹이를 먹는다.

요새는 좁쌀도 먹고, 계란 삶은 것을 빻아 주기도 한다. 

잘 먹고, 잘 싸서? 그런지 무럭무럭 커지고 있다. 


작은 날개의 깃털들이 커지는 것을 보면 무섭기도 하다...



이제 곧 닭...





어쩌면 누룽지는 세상에 오기 싫어했거나 오지 말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인간으로서의 이 아이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도리인지? 잘 모르겠다. 


"단순한 목적으로 부화해서 잘 키우겠다"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오해하거나 편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지 "누룽지"가 계란 그 이상, 이하의 것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는데, 

병아리로 태어나고 닭으로 자라면서 우리에게 고마워할지도...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잠시 멎는 하루의 시간....


노란색의 깃털만 보였는데 좀 자라니 색이 다른 털들이 보인다. 

사실 아직 암컷인지, 수컷인지도 검사를 해볼 생각이다. ^_^ 


세상에 잠시 있다가 마감할지 모르는 생을 위해 조심스럽다. 



  1. Favicon of http://blog.paradise.co.kr BlogIcon 파라다이스블로그 2017.11.14 10:37 신고

    병아리가 너무 귀여워요~ 정말 집에 와서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겠어요~!
    사진 찍는게 쉽지 않다고 하셨지만, 딱 정면을 찍은 사진이 인상 깊네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2. 시진풍경 2017.11.15 13:05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세계를 돌며 사진을 찍고 있는 아마추어 사진작가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페이스북 말고 이제 블로그를 키워보려고하는데

    이 블로그가 저와 취지가 너무 잘맞고 또 저도 이렇게 키우고 싶어서

    주인장님께 초대장을 받고 싶습니다.

    gorani0078@daum.net 꼭 부탁드려요! 이웃으로 좋은사진 많이 공유했으면 합니다.

  3. Favicon of http://moneycoach.kr/ BlogIcon 소액결제 현금화 2017.12.04 08:10 신고

    넘귀여워요 ^^

아연 양이 언제부터인지 병아리 이야기를 했다. 


따님은 며칠을 나와 아내를 설득했다. "음.. 그러니까 병아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며칠 후 병아리 부화기가 식탁 한 켠을 차지했다. 이미 고양이 [애기]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도... 

서열상 병아리 부화기는 다시 내 커피포트를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했다. 

요새 커피를 내려 먹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아무튼 집안을 점령한 계란 세 알들은 37도 온도를 20일 동안 24시간 맞으며 세포분열을 시작한 듯하다.


정확하게 21일 동안 부화기에서 기다림을 맞이한 이 녀석들 중 한 마리만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하루 먼저 태어난 노랑이는 전구의 열로 자신의 털을 말리고 삐약삐약! 소리를 낸다. 


놀랍고 신기하다.

기특하고 애잔하다. 


이 녀석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부화기라는 게 온도 조절도 신기했지만 적당한 열을 주어 부화를 돕는다. 

부화하기 위해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달걀을 이리저리 굴려준다. 


포근한 엄마품처럼 달걀을 병아리로 변신시켰다.



부화 일주일 전부터 중력이 없는 우주공간처럼 병아리의 모습이 보였다. 


사실 좀 두려웠다. 


"정말 병아리가 태어날 수 있을까?"



엄마 닭이 없는데 기계의 온도만으로 병아리가 태어나는 것. 

생명이 탄생하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혼자 힘으로, 부리로 계란 껍데기를 깨고 나온다.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세상과 인사를 한다. 


작은 목소리로 삐약삐약 하는 소리가 들릴 때의 희열은 부화를 해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작은 몸짓에 가족 모두가 흥분했다. 

이거 실화다.

 진짜 태어났다. 


힘들어 보였던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혼자 힘으로 작은 발로 일어섰다. 


태어나고 난 후 2일 정도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3개의 계란에서 2개는 실패하고, 1개는 성공했다. 

생각보다 힘이 좋다. 아직 걸어 다니거나 하진 않지만 잠시 일어섰다가 앉았다가를 반복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몸을 움직인다. 



8살, 초등학교 1학년 딸이 감동한 느낌이 역력하다. 이 작은 친구를 지켜주기 위해서 오늘은 그 옆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손수 지어준 이름, 작은 친구를 위한 헌신이 인상적이다. 당분간 이 녀석 인기가 어느 정도 유지되겠지...?


아무튼 걱정이다. 건강하게 자라도록 이것저것 챙겨줘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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