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열

"딜리트"란 악기로 "혁신"을 연주해 볼까?



나는 책을 늦게 읽는 편이다. 사실 취미는 몇 가지, 관심사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런 덕분에, 책 한 권을 집중해서 읽기보다는 시간을 쪼개서 읽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읽는 중이라 말할 수 있는 책이 몇 권이 된다.(자랑은 절대 아니다) 올 해의 목표는 죽어있는 블로그에 숨결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사실상 방치 상태였던 블로그를 활성화 하자는 목표를 세웠고, 피곤하거나, 글이 덜 완성되어도 이틀에 한 번은 글을 올리려고 노력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올 해는 방문자수가 200%(1월 ~ 12월 8일 현재 약 50만 명 방문) 이상 증가했다. 방문자 기준은 블로그와 블로거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지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에 대한 관심과 포털(네이버, 다음 등)에서 검색 유입이 되는 블로그는 다른 블로그와의 차이점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목표를 세우는데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즉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집중과 몰입의 딜리트 효과"를 간접체험했다. 신기하게도 선택과 집중은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다는 내용이 "딜리트"라는 책 속에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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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발레시어터 RAGE 공연 중 한 장면(2015)



새로움을 만드는 창조의 명령어 딜리트(김유열PD)의 읽기를 마쳤다. 가볍게 읽고 넘길 책이 아니어서 꼼꼼하게 읽어 나갔다. 딜리트가 말하는 가치와 핵심 내용의 본질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만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내 삶의 영역 어느 곳에 퍼즐처럼 맞춰 나갈지에 대한 고민은 분명 필요하다.  


요새 먹방을 넘어선 먹학(Food Self-Education)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제는 맛있게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서서 음식이 갖고 있는 역사와 철학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하고 있다. 시대의 전문가로 불리는 백종원, 황교익의 맞춤식 음식 설명보다 자신이 직접 음식에 대한 연구와 고찰을 시작했다. 취미로 카페를 하는 사람이 아닌 커피의 역사와 맛, 풍미와 원두의 종류와 내리는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고 고민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났다.


이런 먹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를 덧붙이는 것이 아닌 가지를 잘라내고 본질에 접근하는 태도와 입장이다. 커피의 본질은 무엇일까? 음식의 본질은? 왜 우리는 딜리트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이제 사람들은 커피 맛집정보 만큼 커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사실 이 글에서 딜리트의 여러 가지 유형이나 사례를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보다 이전에 경험과 사례에 대한 내용이 딜리트에 언급된다. 딜리트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에 대한 접근과 공감 의견을 말하기에도 적절치 않다. 


이 시대를 움직였던 게임을 기억하는가? 현재 30~40대가 즐겼던 스타크래프트, 10~20대 연령층이 즐기는 배틀그라운드, LOL(리그오브레전드)은 이런 취향차이를 근거로 인기순위를 평정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시대의 환경에 따라 즐기는 게임, 음식, 커피 등 문화와 역사를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통한 행동과 양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짬짜면도 혁신이라 불리는 역사에 또 다른 역사적인 그릇과 메뉴가 등장했다.  "탕수육"을 추가하거나 "볶음밥"을 추가해서 먹는 3가지 음식을 담을 수 있는 음식문화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를 보면서 나는 조용히 이렇게 생각했다. 



"취향은 영원히 존중되어야 한다"


*


책을 모두 읽고 나서 난 "딜리트"가 여러 가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처럼 느껴졌다. 어제 잠시 TV를 보는 중에 국악연주 장면이 떠오른다. 국악에 대한 라이브공연이었고 생황과 양금의 연주였다. 대중가요를 한국 전통악기로 연주하고, 서양의 악기가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형태였다. 느낌은 이질감을 느꼈지만 달리 생각해 보니, 꽤 괜찮은 조화로운 모습이었고, 음악도 훌륭했다. 


전통악기 연주에 클래식 기타와 바이올린 연주가 앙상블을 이뤘다. 마치 맨유의 호날두, 루니, 박지성이 함께한 그런 느낌이었다. 이질적인 존재 3명이 팀 승리를 견인하기 위한 조화로운 플레이라고 해야하나? 이런 다양한 방법의 시도는 전통과 관행을 깨뜨릴 수 있는 중요한 도전이다. 시도하지 않는 도전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기획자에게 도움이 될 딜리트의 마지막에는 딜리트라는 기술을 쉽고 분명하게 연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한다. 기획을 하고 싶은 여러 사람에게 유용한 기술을 이해하는데 이보다 쉽게 기술을 익힐 수 있다. 마치 어려운 악보를 쉽게 풀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딜리트 기술을 이용해서 기획의 산물에 혁신을 불러일으킨다.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의 MTV 라이브 모습(출처 구글이미지)



책의 말미에서 보석처럼 느껴지는 이 쉽고, 분명한 기술을 통해 우린 어려운 당면과제나 고민거리를 즐기면서 연주하는 음악가처럼 흥하리라 생각된다. 기획, 혁신, 창조에 관해서 어떤 정해진 악보가 없는 것처럼 우린 그 어려운 과제에 대한 즉흥적이지만 설득력이 있는 혁신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록, 메탈음악의 혁명적 시도이자 변화였다. 너바나의 커트코베인은 딜리트 기술의 내공이 있었다. 너바나가 메인스트림 음악씬을 몰아낸 것은 당시 충격적인 사고였다. 긴 머리, 스키니진 대신 짧은 머리와 지저분한 카디건을 입고, 복잡한 코드와 리프, 프레이즈로 구성된 음악 대신 간단한 코드로 구성된 음악에 기타 솔로 파트를 줄이거나 딜리트(없애버렸다)하고, 음악의 길이는 3분 정도로 짧은 음악을 만들었다. 


너바나의 음악적 특성은 1990년대 얼터너티브록 문화를 주도했다. 비슷한 내용의 가사, 간단한 코드는 중독성 있는 마약과 같은 음악적 특성을 보인다. 기타의 정통적인 연주법을 무시한 연주는 물론 공연이나 노래를 끝내고 악기를 던지거나 파괴하는 행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커트코베인은 당시 록음악의 정통성 파괴한 인물로 알려진다. 정통 파괴! 이 딜리트 기법을 통해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 냈고, 인기를 얻었지만 그 인기와 팬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음악계의 영원한 이단아로 남은 커트 코베인은 자신의 삶에도 관대하지 않았다.(1994년, 27살의 나이로 죽음을 선택, 자살 vs 타살의 논란이 존재한다)그는 닐영의 가사를 인용해 "미미해져 잊혀지는 것보다 활활 타올라 사라지는 게 낫다"라는 글을 유서에 적었다.    

  

나는 이 책 [딜리트]을 통해 반 페이지로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는데 100% 공감했다. 모든 일과 생각, 행동은 단 한 번의 도전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성공의 가치, 그 가치의 높이를 어느 곳에 두는 것이 적당하고, 인정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다만, 새로움을 만드는 창조의 명령어인 딜리트라는 악기를 통해서 몰입하고, 노력을 통해 이전에 느끼지 못한  혁신의 방향과 성공을 연주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노력들이 더 높은 성공의 탑을 쌓도록 충분히 도움을 준다고 믿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 것이 결코 어렵거나 불가능 하지 않다는 믿음이 생겼다. 

 


"딜리트"에서 말하는 것은 무조건 덜어내거나 여백을 부여하라는 것이 아니다. 


본질을 기억하고, 본질에서 덜어내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기억으로 우린 혁신과 창조의 음악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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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떠나는 여행. 여행을 간다라는 말로도 설렘이 가득하다. 여행의 가장 즐거운 시간은 언제일까? 내 생각에는(많은 이들이 이미 언급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다.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확인하는 과정, 여행 캐리어에 여행 일정을 소화할 옷과 비상금을 꼼꼼하게 챙겨두는 일. 여행지에서의 음식과 맛집 투어 일정을 확인하는 것 등등. 


우리가 여행을 떠나기 전 소확행을 꿈꾸는 것은 어찌 보면 작은 기대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EBS PD들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이자, 상사지만 친근함과 우직함이 강점인 PD. 후배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선배, 한 번 작심하면 꼭 해내는 못 말리는 선배 등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각양각색이다. 때로는 너무 집요해서 그의 눈길을 슬그머니 피한 적도 있다. EBS에서 자신 있게 워커홀릭의 일인자라 부르기 충분한 PD인 김유열PD는 매사에 긍정적인 호기심과 열정을 보여준 몇 안 되는 특별한 선배님이다. 


17세 소녀처럼 부끄러워 하시면서도 내심 자신 있는 눈빛을 보니 이번에 출간되는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엿봤다. 

그리고, 그의 땀과 열정을 녹여낸 책이 좋다는 눈빛은 숨기지 않았다. 





딜리트 - 새로움을 만드는 창조의 명령어


함께 일하면서 배우고 경험했던 것을 정리한 책이라고? 


우리 일상이 사실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서 어떤 창작물이나 작품을 내놓은 작업은 칭찬을 살 만한 일이 분명하다. 대게 사람들은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런 삶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 아닌가? 사실 자질구레한 일들이라고 생각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 안에서 핵심 역량과 가치를 찾는 나그네가 되는 것은 한 인간의 삶에 비춰볼 때 자신을 연마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위와 같은 의미에서 새로움을 만드는 창조의 명령어 - 딜리트 책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여행을 떠나기 전의 마음과 비슷했다. 


새로운 사업과 기획에 몰두하는 것은 고통도 따르지만 즐거움이 분명 존재한다.  멀티가 중요한 시대에서 동시에 일을 진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한 지 10년이 되어간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해낸 적도 있었고, 힘든 적도 있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를 상품에 접목하고, 새로운 파트너와의 협상, 영업,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알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 상품을 어떻게 고객에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면서 한 가지 늘어난 것은 관찰력이다. 내공이 늘었다고 해야 하나?(너무 자화자친이 아닌지 모르겠다) 덕분에 말장난 같은 홍보 문구를 생각하기도 하고, 소비자 입장이 되어 고민도 해본다. 


이런 기획력을 바탕으로 창조자, 혁신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하루아침에 역사를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불리는 아이폰도 딜리트(디바이스에서 어떤 것을 넣고 빼는)해서 발전하고, 매출이 늘어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딜리트(새로움을 만드는 창조의 명령어)는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역사이야기로 출발한다. 기존의 관성을 무시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역사를 살펴보고, 세상을 움직였던 인물들이 어떻게 혁신하고, 창조했는지, 더하기보다는 빼는 것에 주목한 사례를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 파트에서는 실전 연습을 통해서 작은 창조와 혁명적 발상을 탐구한다. (출시 전이지만 그 방법이 무척 궁금하다)



수많은 텍스트, 그림, 메뉴를 없앤 구글, 버튼은 한 개면 충분하다 - 아이폰


딜리트 - 경험을 공유는 나의 성장


딜리트의 작가 김유열PD를 생각하면 이런 등식이 성립된다. 


나 = EBS = 성장 = 성공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위와 같은 등식을 대입하기 딱 좋은 인물이다. 순한 사슴 눈을 갖고 있지만 때로는 거침없는 폭풍 같은 카리스마를 지녔다. 4가지의 등식이 성립하려면 네 가지 속성이 고른 힘을 균형 있게 분배해야 한다.  직장 생활에서 그는 늘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고, 그 공유한 가치는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아이디어, 홍보, 마케팅에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본질에 충실한 그 이룬 업적의 비밀이 이 책(딜리트)에 녹아들었다. 



김유열 PD의 편성개혁은, 프라임 타임대 시청률 600% 상승, 

EBS의 수상실적 1,000% 상승이란 결과로 증명되었다.



그의 경험을 또 다른 이가 직접 공유한다는 것은 또 다른 점의 연결이 가능하고, 소통하며 성장하게 만드는 힘이다.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자아의 성장은 인터렉티브(대화) 만큼 중효한 게 없다.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출처 한겨레 신문)



어떤 존재의 자극을 많이 받느냐? 적게 받느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지식&지혜가 다른 이의 경험을 인터렉티브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본질이란 이야기다. 



네이버와 다음이 수많은 그림과 텍스트로 세상을 어지럽힐 때, 우리는 너무나 단순한 구글을 경험했다. 툭툭 튀어나온 갑툭튀 핸드폰 버튼이 존재할 때 버튼을 없애버린 애플의 아이폰을 경험했다. 우리 사회가 경험하는 것들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인간을 성장시키고, 다시 새로운 것을 찾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진실은 아무런 가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과만이 중요한 것은 결코 아닐 게다. 그래서 끊임없는 과정과 노력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치열함 속에 묻어나는 딜리트, 하루에도 수십 번 사용하는 딜리트 키가 결코 하찮은 키 1개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그 속에 창조, 생명, 아이디어가 꿈틀거리고 있다. 



그래서, 딜리트가 기대 된다. 


푸른 색 종이의 프롤로그를 읽는 내내 가슴이 뜨거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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