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PD의 위압감보다는 맑은 눈동자와 영혼의 소유자로 기억되는 EBS 김유열PD의 프로필을 촬영했다. 갑자기 연락을 받았고, 갖고 있던 DSLR 카메라와 아내 몰래 구입한 28mm 1.8 렌즈로 약 80여 장을 담았다. 인물, 풍경, 광고, 스튜디오 촬영보다는 공연 촬영에 관심이 많고 잘 찍는다고 생각했다. 


ㅍㅍㅅㅅ에 실린 사진(출처 : ㅍㅍㅅㅅ / http://bitly.kr/gFczx)


일본 프로작가에게 풍경사진 3점, 공연사진 3점의 포트폴리오를 심사받던 날을 기억한다. 그 작가는 내게 공연사진을 그만 찍고, 풍경을 지속적으로 찍어보라고 했다. 인생작 6점을 심사받는 것이라 내심 공연사진에 점수를 더 받고 싶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결과는 반대였다. 


자라온 환경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난 어떤 대상과 눈 맞춤이 매 번 낯설다.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또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게 어릴 적에 아버지의 꾸지람 기억과 고등학교 전산반 서클생활, 성인이 되어 대학과 군대생활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인간은 억압된 생활에선 발전적이고, 긍적적인 아이디어나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위축된 삶 속에서 그 삶을 유지하거나 지탱하려는 심리가 우선시되는게 아니냐는 거다. 아무튼 번개처럼 의뢰를 받고 촬영을 진행한 결과는 작가로서 매우 만족이다. 




딜리트 작가 - 김유열pd의 글 읽기 링크 : http://bitly.kr/gFczx



사진 촬영은 언제나 흥분된다. 환각제, 마약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촬영 전의 느낌은 여행을 준비하는 나그네와 같다. 그 촬영 시간이 지나면 공연을 끝낸 뮤지션처럼 허탈하기도 하다. 촬영하면서의 즐거움과 땀은 결과물의 좋고 나쁨과 크게 상관없다. 촬영을 의뢰한 곳이나 촬영의 피사체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촬영의 즐거움은 고스란히 사진작가 느끼는 쾌감이다. 특히 단독기사를 내는 언론사나 기자들과 비슷한 기분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혼자 즐기는 촬영의 즐거움은 매번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년 정부행사를 촬영하면서 좌충우돌한 주요 신문 카메라 기자들은 물론 청와대 촬영기자들의 그 알량한 자신감과는 차원이 다르다. 곧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찍으면 그게 다다. 


2018 창덕궁 시리즈 중 애련지



풍경, 인문, 공연 등 사진촬영의 기쁨은 촬영을 하면서 느끼는 기분과는 또 다른 면이 존재한다. 디지털 암실이긴 하지만 라이트룸, 포토샵을 통해서 작가의 의도대로 사진을 만지고, 변화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은 사진을 업으로 하거나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아주 강렬한 쾌감을 준다. 


올해 계획중 하나는 사진전시회다. 온라인, 오프라인 사진전이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촬영했던 사진을 정리하고 보살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사진들에게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해서다. 사진전 오프닝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떨린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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