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Baby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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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에게 엄청 혼났던 기억이 있다.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매를 맞았고,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아 약 4-5시간 가출을 했었다. 아버지나 어머니는 날 찾지 않았는데 당시 어딜 가거나 할 처지가 아니어서 집과 약 50-100m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날 찾겠지 하고 주변을 서성거렸다. 밤 11시쯤 되었나? 밤거리도 무섭고 아버지의 화가 진정되었으리란 믿음으로 대문을 두드렸다. 어머니는 조심스레 문을 열어 주셨고 집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화를 내셨던 아버지에게 들켜서 이 녀석이 어딜 들어와 하시면서 다시 매를 맞았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 사건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거짓말을 별로 안하고 살아왔다. 순전히 내 생각이긴 하지만...


오늘 이유 없이(분명 이유가 있었지만)딸 아이가 짜증을 냈고, 나도 같이 화를 내고 큰소리를 쳐서 혼냈다. 원래 어떤 여행지나 딸 아이가 좋아할만한 동물원을 가기로 했는데 딸 아이의 짜증..또는 두려움 때문에 아빠가 입혀주는 옷은 입지 않겠다고 버텼다. 엄마도 덩달아 화가 났고, 딸 아이는 또 혼났다. 


저녁이 되어서야 딸 아이는 다시 명랑하게 기분이 바뀐다. 다시 아빠와의 시간이었는데 딸은 역시 아빠를 거부. 서로 상처가 컸던 것 같다. 잠든 딸의 얼굴을 쓰다듬고 마음을 추스려 본다. 아내가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당신이 너무 심했다. 너무 크게 혼내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고, 공감했다. 미뤘던 휴일의 일을 정리하고 잠시 밖에서 바람을 맞고 왔다. 


어린 시절의 내 아버지의 생각도 나와 비슷했겠지? 생각해 보니 내가 12~13살 시절 아버지의 연세가 지금 내 나이와 비슷하다. 마흔이 되면서 인생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곤 하는데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것과 받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반성하게 된다.

아버지도 분명 나처럼 고민하고 자식을 대했으리라... 


최근에 나와 내 주변에 일어났던 일을 곱씹어보니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유 없이(이유가 있지만 밝히기 애매한)화를 내고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군 시절 2살 어린 선임이 내게 했던 인상적인 말은(그 선임은 아버지를 일찍 하늘로 모시고, 어머니와 살고 있다고 기억된다) 말하기 전 3번 생각하고 3번만 참으면 그 어떤 일도 싸움이나 화로 번지지 않는다고 했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를 듣는 자세이자 대화의 방법을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데 난 아직 미 성숙한 단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작은 일이지만 크게 번질 우려가 된다면 대화를 시작하기 전이나 대화를 시작했더라도 경청해야만 한다. 당장 오늘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는데 난 얼마나 친절하게 경청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본다. 


조용히 바람이 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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