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뜬금없는 상황이지만 오늘 딸아이와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자정이 다된 시각에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겼다. 마침 잠이 들었고 깨어난 시각이 AM 03:47이었다. 물기를 닦아내며 자야지 싶었는데 이 놈의 몸과 정신이 지금 잠들면 안된다 이러는 거다. 그러면서 요새 서태지를 중심으로 한 여러가지 일들이 생각났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서태지는 마케팅이 잘못되었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아래 짧게 그 내용을 소개해 본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즐거운 토론과 덧글을 기대해 본다.

 



 

자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보자.


 

* 서태지 마케팅이 과연 서태지에게 제대로 적중했는가?

정말 중요한 마케팅이었다.  일부 서태지 뉴스 덧글에서 표현되고 있는 '또? 돈 벌려고 대중 앞에 섰다' 라는 글들이 보인다. '새로운 음악으로 새롭게 변신한 태지가 돌아온다' 라는 기대감 보다는 왜 이 시점에서 컴백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가요계는 사실 전쟁터다. 음악으로 제대로 승부를 걸 생각이 있는지 확인을 했을 것이다. 적어도 서태지니까. 하지만 첫 방송으로 국민 MC 유재석을 선택했다. 무한도전 10년, 국민 MC로 안티가 거의 없다. 사생활도 모범적이고, 동갑내기라는 우연찮은 상황까지 생각했지만 대중들은 싸늘했다. 


출처 : 썰전 JTBC 캡처


결론적으론 너무 많은 것을 재고 예능에 출연했다. 출연했지만 쉽게 매몰되어 버렸다. 솔직하다는 평가를 얻긴 했지만? 정말인가? 진심인가?라는 의구심을 남긴 TV앞의 모습이었다. 



* 신비주의 맞아? 신비주의 벗은거야?

'서태지가 드디어 예능에 나온다'라는 다소 황당한 기사도 눈에 들어왔지만 해피투게더3의 출연은 잘못된 한 수다. 신의 한 수를 원했지만 결론적으론 해피투게더3의 컨셉인 목욕탕 컨셉을 바꿔버린 무모한 사건이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소소한 드립, 야밤에 즐기는 야식까지 즐거움을 더해준 해피투게더가 '서태지' 출연에 감사합니다 하고 포맷을 바꿔 진행했지만 비판적인 기사가 많았다. 신비주의를 벗은 서태지는 왜 목욕탕으로 가지 않았을까? 제작진 보다는 서태지 측이 원했던 것이었다.


정말 신비주의를 탈피하고 싶었다면 비스트처럼 네이버에서 팬미팅을 하고, 신곡을 발표하는게 좋았다. 비스트는 신곡 발매에 앞서 스타캐스트 온에어를 진행했다. 5만개의 덧글을 예고 했고, 현재 10만 8천개의 덧글을 기록중이다.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라이브로 곡을 소개 했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충분하게 충족시켰다.




* 그냥 노래하는 서태지가 좋아요.

소격동으로 서태지는 악동뮤지션에게 차트 1위를 내줬다. 크리스말로윈이란 2번째 곡으로 1위 사냥에 성공했지만  개코에게 큰 코를 다친 격이다. 국내에서 빌보드처럼 싱글을 연속으로 발매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소격동 발매, 크리스말로윈 발매, 정규앨범 발매는 앨범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뭔가 어정쩡한 마케팅으로 보인다. 일렉트로닉음에 섞인 서태지의 음성도 맑지 못하다. 어떤 틀안에 매몰된 느낌이 강하다. 

 


* 정체성에 대한 해결책은?

컴백부터 서태지 마케팅은 신비주의를 걷어 냈지만 음악에서는 여전히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소격동이 아이유에 의해 재편되었고, 크리말로윈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하면서 여전히 뮤지션이자 문화 대통령으로 건재함을 느끼게 해주지만 서태지 신화는 이정도에서 정체될 것이 분명하다. 서태지의 정체성에 대한 해결책이 마케팅을 통해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 대중에게 다가서는 법을 알고 있다면 진솔하게 걸어와 주면 된다. 


마침 잠에서 깨면서 퍼뜩 든 생각은 이번 서태지의 컴백과 관련한 홍보와 마케팅은 2%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매되는 앨범에서 얼마나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느냐?도 중요하지만 다른 뮤지션과의 공생, 상생전략이나 콜라보레이션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태지의 마케팅 전략이 제대로 가동되었는가는 서태지의 새로운 정규앨범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내가 서태지의 마케팅 담당이었다면? 사라지는 공룡을 어떻게 했을까? 과연 공룡은 사라질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밤새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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