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Culture]/음악[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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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모던록을 추구했던 밴드 잔향의 멤버인 신재진이 수정선이란 이름으로 다시 음악을 들려준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앨범 화해는 어떤 모습일까? 국내 모던록과 포크록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클럽 빵에서도 그를 볼 수 있는데 이제 잔향의 멤버로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아주 준수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수정선의 음악은 일상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가사와 음악을 듣다보면 경쾌함이 첫 트랙부터 포근함을 전해준다. 최근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모르지만 헤드폰 하나 귀에걸고 방안에서 커피 한 잔과 하면 좋다. 사실 커피와 어울리는 음악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수정선의 음악은 가뭄의 단비가 아닐까?


청춘을 위한 음악을 들려주는 수정선과의 약 40분간의 여행은 우릴 잠시 원하는 곳으로 데려간다. 난 홍대클럽 빵에 잠시 다녀  온 기분이 들었다. 클럽 빵에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리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잠시 바람을 느끼고 나비의 날개짓과 그녀의 머키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우린 수정선이 아닌 신재진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잠시 국내 음악의 편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본다.

국내 인디는 어느샌가 다양한 장르보다 꾸준한 장르가 사랑받게 되면서 많은 밴드가 사라지고 있다. 부각되지 않은 인디씬에서 음악만 고집하다 사라진 밴드가 하나 둘이 아니다. 1900년대가 끝나갈 무렵부터 드나들던 홍대의 클럽들 역시 마찬가지다. 청춘의 힘이 되어주고, 고민하던 시기에 유일한 소통의 창구들이 말이다. 이 자산들이 사라지기 전에 지켜주고 싶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음악의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방송사들은 이미 인디를 멀리하고, 돈이 되는 아이돌로 음악방송은 물론 예능을 장악해 버렸다. 시청률 만능주의가 지속적으로 국내 음악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순수한 음악, 인디음악이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각자의 역할을 바탕으로 성숙해야 나름 음악성이 있는 음악들이 지속적으로 출연하지 않을까?

수정선 음악의 장점은 무엇일까?
편한 멜로디와 리듬이 첫번째다. 그 편안함 덕분에 여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수정선의 음악을 만난 것이 행운이다. 어느새 40대 나이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나에게 작은 휴식을 전해줬다. 신재진의 음악은 비단 수정선의 음악을 넘어서 예전의 잔향을 생각하게 만든다. 여행의 낯선 모습들이 수정선에 보이지만 이내 익숙한 구성과 멜로디, 보이스로 충분히 사랑 받아 마땅하다.

수정선 음악의 단점은?
지목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면 훌륭한 연주뒤에 드럼의 프로그래밍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전적 영향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건조한 컴퓨터 드럼의 프로그래밍은 어쿠스틱한 음악의 마이너스 요인이다. 마치 김치찌개를 먹는데 옆에 햄버거나 스파게티를 먹어야 하는 느낌이 든다.

수정선의 음악은 사실 장르를 구분하기 어렵다. 포털에서는 팝락 이라는 장르를 적어 두었는데 장르를 구분하는 것도 모호하고 괜한짓이지만 팝락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음악을 팝락이라고 하는지 궁금하다. 모던록 밴드가 연주하고, 사회성을 이야기하는 엄마야 누나야 라는 곡은 함축적 의미로 사회를 비판한다. 중동성 강한 곡도 포진해 있고, 언급했던 여행을 떠나며 들을 노래가 있어 만족스럽다.

수정선과 신재진은 같은 선상에 있다. 음악은 자화상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수정선과 신재진 사이에 숨겨진 음악에서 우린 작은 겸손함을 발견 할 수 있다. 같은 톤의 보이스 음색 속에서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 그 알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나 가볍고 무의미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그 욕망과 욕심의 회기하는 곳은 과연 어딘지 묻고싶다.

화해는 앨범의 타이틀이지만 앨범의 마지막에 수록되어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 여행의 마지막 푸른 숲에서 먼곳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누군가를 상상해 본다. 화해는 자전적 이야기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이 세상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고, 경험했던 순간들을 녹여냈다.

우리 자화상 같은 곡이 눈물을 머금게 한다. 우리가 그 소중한 존재를 모르는 공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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